오래전 제가 다른 지점으로 발령이 났던 때의 경험입니다. 발령받은 지점으로 이동을 하고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었는데 한 선배가 제게 귀뜸을 합니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있어?’
저는 당연히 ‘그럼요 늘 생각은 있는데 돈이 없죠’ 라고 답했습니다.
그 선배는 제게 다시 말했습니다.
‘요즘 이 지역 핫해 부동산 집들 한번 돌아봐’
그 선배님이 그렇게 얘기한 이유는 사무실 밖을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 근처에 지하철이 개통될 예정이었습니다. 지하철 역이 사무실 앞에 떡하니 생길 예정이었고 지하철 개통 시점은 1년 반 정도 남았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어마어마하게 큰 빌딩이 건축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시큰둥했습니다. 이미 지하철은 공사를 하고 있으니 호재는 누구나 다 알고 있었고 건축될 빌딩도 건축허가가 다 난 상황이라 세상 사람들 모두 알고 있는 정보였지요. 그 호재가 이미 반영된 듯 주변 아파트 및 주택들의 가격은 이미 몇년 전 보다 2배를 넘어선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오를대로 오른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무시했었습니다. 더 오를일 없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오판이었습니다. 지하철 개통 전까지도 아파트 가격은 조금씩 계속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이 개통하고 곧이어 그 옆 빌딩도 준공이 났습니다. 지하철은 당초 예상보다 몇달 지연되긴 했지만 개통은 됐습니다.
그러자 인근 부동산 매매 가격이 일시에 폭등하였습니다.
이때의 경험 이후 몇년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두차례 더 하고나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교통인프라시설이나 대형건축물 건축 호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것입니다. 그것들이 준공할 때까지요. 준공하기 전까지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동산 매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진 않지만 준공하고 난 뒤에는 한번 큰 상승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재가 생기기 전 미리 사둘 정보력이 없다면 조금 덜 벌더라도 가능성이 있는 판에 끼어드는 것은 나쁘지 않은 전략으로 보입니다. 또한, 리스크를 감당할 때만이 돈을 벌 자격이 생긴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리스크가 사라진 – 지하철이 개통되고 대형 빌딩이 준공될 때 – 시점에는 투자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역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이든 주식 투자든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태를 오히려 기회로 보는 시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