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화석연료 개발 확대와 세계적 에너지 투자 동향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 투자가 둔화되고,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본이 화석연료 개발에 큰 규모로 재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도 신재생 에너지 투자를 유지하면서도,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다시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흐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그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JAPEX의 투자 확대’, 화석연료에 집중하는 일본
일본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인 일본석유자원개발(JAPEX)은 최근 에너지 수요 변화에 맞추어 기존의 계획을 재검토한 결과, 2030년까지 화석연료 개발에 4000억 엔(약 3조670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2022년에 발표했던 2300억 엔의 투자 계획을 거의 두 배로 확대한 것입니다.
JAPEX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서 셰일 오일을, 노르웨이 북해에서 석유와 가스를 채굴하고 있으며, 앞으로 셰일 오일의 광구 취득부터 채굴까지 전 과정에 수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입니다. 또한, 노르웨이 북해에서는 영국 롱보트에너지와 공동 출자하는 석유·가스 개발회사의 출자 비율을 49.9%에서 100%로 높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재생에너지 투자 속도 조절’, 경쟁 심화와 원자재값 상승의 영향
JAPEX는 재생에너지 개발 분야에서는 투자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계획했던 900억 엔의 투자는 원자재값 급등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소규모 개발로 제한될 예정입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EV) 수요가 둔화되고, 가솔린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있습니다.
실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포함된 OPEC 플러스는 올해 연말까지 계획했던 공동 감산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탈탄소 시대의 연기’, 화석연료로의 회귀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유럽에서 주목받았던 탈탄소 흐름이 다소 둔화되면서, 화석연료로의 회귀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엑슨 모빌은 지난해 셰일 오일 대기업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를 약 595억 달러(약 80조 원)에 매수하며, 화석연료 개발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영국의 ‘셸’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을 늘리고 2030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BP’는 기존에 계획했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 감축 목표를 2019년 대비 40%에서 25%로 수정했습니다.
ESG 투자 감소와 탈탄소 흐름의 미래
한편, 최근 몇 년간 급부상했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는 둔화되고 있습니다. 세계지속가능한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2022년 세계 ESG 투자액은 2020년 대비 14% 감소한 30조3000억 달러로, 2012년 조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탈탄소 흐름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석유의 세계 수요가 2030년 이내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며, 이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